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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 떨어지는 꾹이네♥/재밌어

내가 그릴 웹툰 * 신지명 * 낮은산

by 매력덩아리 2023. 12. 29.

조리원 나온 이후, 처음으로 완독한 책이자 非육아서.

작가와, 특히 내가 좋아하는 동화 작가와 친분을 유지한다는 건 나에게 여러 모로 기쁨이다. 연이어 책이 발간될 때마다 친분을 핑계로 신간을 사모으는 즐거움 하나, 내가 믿고 보는 이의 글줄을 서면으로 읽는 즐거움 둘, 작품 속 곳곳에서 발견하는 작가의 현생 모습을 보물찾기하듯 매칭해 보는 즐거움 셋.

[내가 그릴 웹툰]은 내 예상과 달리 무거웠다. 무서웠다가, 가슴이 먹먹했다가, 슬펐다. 아마도 내가 기억하는 그 일을 떠올리며 작가의 바람을 담아 결말을 써냈을까?

[별빛 터미널]은 마치 한 곡의 노래 같았다. 대부분의 동화류를 읽을 때면 드는 생각이지만, 어떻게 이런 상상을 했을까- 싶으면서 작가의 그런 창의력과 상상력이 부럽고 또 경이롭기까지 하다. 여운을 남기며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열린 결말과도 같은 마무리가 마음에 든다.

[무화과 나무]를 읽으면서는, 중간중간, 아니 실은 내내 작가(친한 선배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몇년 전 자리를 함께했을 때, 한창 플랜팅에 빠져있다며 꽃삽 등의 도구를 사모으고 있다고 했다. 공간을 거닐다 예쁜 물뿌리개를 발견하고는 지를까를 고민하던, 화색을 숨기지 못하며 아이같은 해맑은 미소를 환히 내비치던 언니의 해사한 얼굴이 주인공의 모습과 겹쳐졌다. 그래서인지, 슬쩍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 내용이었지만 마음이 썩 괜찮았다. 물론 주인공의 적극성이 반영된 해피엔딩이기도 했고.

[지구를 지키는 개 모임]은 왠지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편이었다. 우리 집의 노견 순희가 생각나서겠지? 올해 순희가 딱 열일곱 살이라, 더더욱 이입이 되었던 것도 같고. 진짜, 정말로 현실이 된다면 너무나 좋을 것 같은 그런 일.

[감자콕콕]은 슬펐다. 처음부터 끝까지 슬펐다. 평소 내가 늘 가장 두려워하고 피하고 싶은 이별이기에, 주인공은 글 말미쯤에 슬픔을 어느 정도 승화해 가는 모습으로 그려졌지만, 나는 슬펐다. 그러면서 그 와중에 오감자 먹고 싶었음.🤦🏻‍♀️

[엄마의 노래]는 많은 생각을 들게 했다. 아마 내가 아기를 낳기 전 읽었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았을 것 같은데. 뭐, 여하튼.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게 느껴질 만큼 의미있게 재미나다, 나한테는. 책 마지막에 작가의 말 또한 심히 공감가고 너무 좋아서, 기록에 추가하여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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