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8. - 12.4.
홀리듯 구매했던 신간.
읽던 책들 마무리하고 11월 말에서야 펴 봄.
내 올해의 베스트.
주로 퇴근길 지하철에서 읽는데도
어찌나 집중력 있게 쉬이 읽혀 내려가는지. :)
차분하면서,
'배운 사람의 따스한 말투'가 느껴지는,
'법 공부'라는 타이틀 아래에서도 편안할 수 있는,
역사와 '로마'라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현대의 자화상을 비추어 보는 재미가 있는,
여러 모로 매력적인 책이었다.
평이한 듯하면서도
구구절절 내 마음에 와닿는 주옥같은 문장과 페이지들이 많아,
교보문고 문장 수집에도 기록했지만,
글자 수 제한이 있으니 내 블로그에도 남겨둬야겠다.
*
8p
내 삶과 마음을 건드리지 못하는 공부는 금방 잊히며, 결국 아무 데도 써먹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72p
비단 지금의 현실이 어렵고, 거대한 사회시스템을 위해 복무하는 작은 톱니바퀴 역할을 감당해야 할지라도,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만 있다면 왜 젊은이들이 가정을 꾸리고 그 가정의 웃음인 아이를 갖지 않겠어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충족조건을 살피지 않고 국가를 위해, 인적 자원의 충족을 위해 아이를 가져야 한다고 강변한다면, 그것은 과거 로마사회에서 노예가 자녀를 가져 주인의 부를 충족해주기를 바라는 마음과 뭐가 다를까요?
136p
어떤 말이나 일의 앞뒤 맥락을 찾아보는 것은, 그 사안을 단편적으로 보지 않고 한 발 더 들어가 성찰할 수 있게 해줍니다. 누군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왜 일이 그렇게 됐는지 형편이나 사정을 살피는 것이 결국 모든 일의 맥락을 잡고 진실에 다가가는 길입니다. 이것은 곧 인간을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이기도 하겠지요. 조금만 세밀하게 사람과 사건을 살피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해의 둑이 터질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삶의 태도를 갖추려면 시간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지요. 마음의 정성도 챙겨야 하니 때로는 성가시고 좀 귀찮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의 장애물을 이겨내고 이 수고로운 노력을 지속한다면, 삶을 대하는 태도와 세상을 보는 관점이 점점 달라지고 결국 내면도 더욱 성숙해갈 것입니다.
무작정 '이혼하지 말라'는 계명에만 집착하는 것은 예수의 진리를 따르는 길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어떤 조정과 노력 없이 손쉽게 이혼을 결정하는 것이 성서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보다 오늘날의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건, 배우자의 말과 행동에서 '맥락'을 찾아내고, 오해 없이 메시지를 읽으려는 노력이 아닐까요?
170p
저는 가장 약한 생명이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면, 그 생명을 잉태한 그보다 조금 더 강하지만 역시 존중받아야 마땅한 생명은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할 수 있길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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